남가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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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 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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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기조
남가일몽(南柯一夢)

벌써 3월이다. 아직은 춥지만, 버들가지는 포동포동해졌고 남매(南梅)는 꽃을 피웠다. 일생을 추위에 떨지언정 향을 팔지 않는다더니 그 귀한 향을 무료로 흩뿌리고 있다. 사람들은 기지개를 켜며 깨어보니 잠깐이었더라고 봄 꿈을 깰 것이다. 남가일몽이고 일장춘몽이다. 바이러스는 꽃가루 날리듯이 더 퍼지고 있고 곳간은 비는데 아직 먹을 것이 없는 보릿고개를 넘어야 한다. 고달프니 인생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얼마 전에 베이징 올림픽이 끝났다. 바이러스로 관중이 거의 없는 경기였지만 어떤 이유로 어떻게 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중국의 관중은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다. 자국 선수들에게 응원은 해도 좋지만, 중국과 겨루는 다른 나라의 선수들에게 방해나 야유를 한다면…. 올림픽의 정신을 생각하면 일부 심판들이 꼴뚜기였다. 어물전 망신을 시킨 것이다. 정확한 판정을 위하여 비디오 판독을 한다, 어이없는 결과가 속출했다. 이의신청도 기각되었다. 나는 이런 제안을 한다. 종목별로 역대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던 선수 100명 정도로 판정단을 만들어 비디오 판독을 하고 그 결과를 다수결로 하여 심판의 판정을 재평가하자는 것이다. 압도적으로 오심이라는 판정이 나오면 그런 심판은 영구 제명시켜 다시는 세상에 나오지 못 하게 하면 좋겠다. 다음 올림픽에는 인공지능 심판도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실내링크에서 물 흐르듯 구르다가 펄쩍 뛰어 서너 바퀴를 도는 모습은 가히 예술이다. 미끄럽고 어지러워 서너 걸음도 못 떼는 내 입장에서는 팽이처럼 돌면 어지러워 못 살 것만 같다. 그 힘든 일, 얼마나 엉덩방아를 찧고 뼈가 부러지고 힘들었을까? 깜찍하고 예쁜 발리예바 선수가 혜성처럼 등장했을 때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도핑이라니..... 더 놀라운 것은 어물쩡 넘어가는 주최 측의 행동이다. 규정은 지키라고 만든 것이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너무 길다. 한 번의 실수로 실패하면 다시 4년을 기다려야 한다. 올림픽을 유치하고 싶은 나라가 많기도 하니 2년 정도로 하면 안 될까?
이웃 나라를 침략하는 센 놈. 21세기에 가당찮은 구실로 약한 이웃을 침략하여 무고한 많은 사람을 죽이고 피난 생활을 하게 만들었다. 뻔뻔하다. 이웃집에 쳐들어가서 죽이고 뺏는 것이 강도 아닌가? 동네 사람들은 어찌해야 할까? 못 본 체한다? 그러다가 내가 당하면? 금융제재로 응징한다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너무 무르다는 생각이다. 침략자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에 들어 있는데 의사결정에 표결권을 주니 반대한다. 당사자는 제척사유가 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당한 나라는 자력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이웃 나라들이 약간의 지원은 하겠지만 직접 나서서 싸워주지는 않을 것 같다. 남의 일이 아니네. 우리는 고조선 이래에 얼마나 당했던가? 그러고도 자주국방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통령 선거가 코앞이다. 선거 후에 국민이 한마음이 될 수 있을까? 진보, 중도, 보수가 각기 1/3 정도로 비슷하다고 치자. 진보나 보수, 어느 한쪽이 압도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겨우 몇 표 차이로 당선이 된다면 엄청 혼란스러울 것이다. 결과에 승복하려면 공정한 게임을 해야 한다. 언론이 공정하게 보도하고 정당과 후보가 정책으로 대결해야 한다. 비방과 흑색선전을 한다고 넘어갈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언제쯤이면 조용한 가운데 정책으로 대결하게 될까? 준비하는 차세대 후보들에게 당부한다. 가능하면 자원입대하여 힘든 곳에서 군 복무를 하라. 사회봉사를 많이 하라. 기부를 많이 하라. 그리고 말 바꾸지 마라. 잘 못 했으면 잘 못 했다 하라. 슬그머니 말 바꾸고 꽁무니 빼는 사람이면 찍지 않을 것이다. 나이는 들었지만 적어도 앞으로 10년은 내가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 같다. 말은 안 하지만 알고는 있다.
최근에 일자리를 구했다. 쉬다가 얻은 직장이라 만감이 교차한다. 남쪽 바닷가에서 서울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 다가 다 버리고 몸만 가기로 했다. 들여다보니 버리지를 못하겠다. 그래서 다 치워달라고 부탁했다. 버리고 떠나니 홀가분하다. 어차피 빈손으로 갈 것이라 미리 연습하듯 해 보았다. 그래도 메모리와 쓰던 컴퓨터는 가지고 왔다. 이것마저 버릴 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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