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과 페이스북
- .
- Aug 4, 2021
- 3 min read
발행인 칼럼

지난 주는 정기 휴간이었다.
이 기간에는 가사 및 신변 정리와 여행 등을 계획하게 된다.
올해는 오리건에 사는 사촌을 만날 계획을 두 달 전에 세웠는데 코로나 델타 변이 확산과 큰 산불로 인해 연기하기로 했다.
사촌에게 민폐가 될 수 있고 서로의 안전을 위해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쉬움이 크다.
검증받는 글
현재까지 제 페이스북 친구는 약 2천 3백 명이 넘는다.
그동안 친구로 등록했지만 거의 활동이 없는 5백여 명은 조용히 정리했다.
이름만 있고 활동이 없으면 정리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
페이스북에 신경을 많이 쓰기 시작한 것은 작년 2월부터로 기억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미국에서 나오기 시작할 때였다.
언론인으로 어려운 시기에 무엇인가 기여하고 싶은 사명감이 컸다.
그래서 코로나19 현황과 관련 기사를 올리는 일부터 매일 챙겼다.
당시 미미했던 페이스북 친구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수십 명이었는데 6개월이 지나니 거의 1천 명을 초과했다.
그리고 작년 말에 카운트해 보니 2천 명이 넘었다.
친구가 2천 명이 넘었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도 크다는 뜻 아니겠나.
한번 카톡에서 받은 글을 올렸더니 페이스북에서 불명확한 글이라는 판정을 받은 적이 있어 삭제한 경험이 있었다.
쉽게 말하면 가짜뉴스에 가깝다는 뜻이다.
우리가 올리는 글 대부분을 페이스북 관리자가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다.
글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악용을 막기 위한 방침으로 받아들였다.
페이스북의 장점은 다양한 댓글에 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욕설을 하고 무조건 비난하고 자기주장만 펼치는 사람도 간혹 있지만, 상생을 위해선 감수하는 인내심도 배워야 한다.
페이스북을 하면서 많은 글을 올리다 보면 남의 말에 경청하는 습관도 기르게 된다.
경청(傾聽)의 징키스칸
우리가 잘 아는 징키스칸은 글을 읽을 줄도 모르고 쓸 줄도 몰랐다.
그런 그가 만든 몽골제국이 세계를 정복한 것이다.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일부 아랍의 땅을 유린하고 정복했다.
당시 몽골제국은 약탈과 살상을 일삼았다.
유럽 인구의 1/3을 죽였을 만큼 그들은 알 수 없는 복수심에 빠져 있었다. 아직도 유럽 어린이들은 징키스칸이 온다는 말을 들으면 울음을 바로 멈춘다는 말이 있다.
얼마나 그들이 유럽인들에게 공포심을 주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 대제국을 만든 징키스칸의 성공 비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었다.
그중의 하나가 경청(傾聽)의 징키스칸이다.
그는 전쟁 중 자신이 마시려던 물을 못 마시게 한 매를 죽인 일이 있었다고 한다.
갈증에 화가 잔뜩 난 징키스칸은 매를 칼로 베어 버리고 다시 우물물을 마시려는 순간 부하가 달려와 우물안에 독이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사랑하던 매를 죽인 것을 많이 후회했다고 한다.
그는 왜 매가 주군인 자신에게 물을 못 마시게 했는지 생각도 안 해본 것이다.
그는 나중에 분노 속에서 어떤 결정도 해서는 안 된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징키스칸은 이때 크게 후회했으며 남의 말에 열심히 경청해 대제국을 만드는 데 이용한 것이다.
이런 징키스칸을 세계 500개 기업 총수들은 가장 위대한 인물로 선정한 것이다.
징키스칸의 성공 중 가장 큰 요인이 바로 경청이다.
경청하면서 배우고 상대방의 의중도 읽는 것이다.
일거양득인 셈이다.
그래서 페이스북의 댓글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오늘은 징키스칸까지 소개하면서 경청을 강조해 보았다.
존중이 기본
페이스북의 기본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다.
최소한의 존중에서 소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대면하면서 소통하는 포맷이 아니기 때문이다.
볼 수 없는 환경에선 마음대로 하려는 DNA가 우리 몸속에 있다.
그래서 자기와 다른 의견을 보면 욕설이 튀어나오고 마구 싸움을 거는 때도 있다.
그리고 또 하나 경계해야 할 점은 공·사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페친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고 너무 간편하고 쉽게 도와달라는 요구를 한다.
물론 딱한 사정이 있을 수 있으나 폐친이라는 경계를 넘어서면 안 된다.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페이스북에 선남선녀만 모이는 곳은 아니지만, 남에게 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일부에선 정치 또는 종교 문제를 페북에서 말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꼭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정치와 종교는 의견이 많고 다소 격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으나 그렇다고 토론의 싹을 잘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페이스북에선 주제가 문제라기보다 읽는 사람의 상식이 더 문제일 수 있다.
모든 주제는 다 취급할 수 있고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상식선을 지켜야 한다.
페이스북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대화를 이어가는 방법은 우리의 삶을 더 유익하고 살찌게 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미주 한인사회도 점차 페이스북이나 소셜미디어가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토론과 정보교환의 장이 활발히 열려 좋은 열매를 기대해 본다.
이번 주 휴간 기간 동안 나름대로 페이스북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해 보았다.
hdnewsusa@gmail.com
コメン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