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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평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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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ug 25, 2021
  • 3 min read

글: 강현진

'나이가 들면 3가지 평준화가 된다'는 내용의 글을 기재한 일이 있었다. 참고로 그 내용을 요약하여 쓰면서 이번 주 글도 같이 쓰고자 한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3가지 평준화가 되는데 첫째는 60대가 되면 미의 평준화가 된다. 사람들은 젊었을 때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자랑하며 살지만 나이가 들면 옛날의 아름다움은 온다 간다는 말 없이 가고 얼굴에는 주름이 지고 볼이 처져 볼품없게 된다. 그래서 그 얼굴이 그 얼굴이고 뱃살로 만삭이 된 것처럼 울퉁불퉁하여져 그 사람이 그 사람같이 늙어지는 모습이 똑같다.

두 번째는 70대가 되면 지식의 평준화가 된다. 나이든 사람들에게 공자 말씀, 소크라테스, 헤겔 철학을 말해봤자 들어주는 사람 하나도 없다. 모였다 하면 어디가 아프니, 누구는 병원에 갔니, 하며 신세타령, 병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배운 사람이나 못 배운 사람이나 거기서 거기다. 공연히 잘난체하고 유식한 체하다가는 왕따 당하기 십상이다.

세 번째는 80대가 되면 죽음의 평준화이다. 사람의 수명이 길어졌다 하더라도 80대 끝자락에 도달하면 대부분 죽게 된다. 누구든지 죽음은 피할 수 없고 죽은 후 땅속으로 가느냐, 불 속으로 가느냐 하는 차이다. 우리는 죽음이라는 한계점에 모두가 도달하기 때문에 죽는 것을 억울하게 생각하지 말자. 죽음의 평준화에 독자들은 공감하는가.

오늘은 나이가 들면 의식주의 평준화가 된다는 이야기를 쓰고자 한다. 사람이 60대가 되면 옛날에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맛있게 배부르게 먹어도 별 탈 없이 지낼 수 있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치아가 빠지고 섞어서 먹는 것이 옛날 같지가 않아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나이가 들면 맛이나 양보다 부드럽고 물기가 많은 음식을 선호하는 것은 늙은이들의 변한 식성이다.

그리고 70대가 되면 젊었을 때는 철 따라 유행 따라 옷을 갈아입고 다니며 멋을 내며 산다. 그러나 나이 들면 옷의 유행보다 자신의 몸에 맞고 편하고 가벼운 옷을 선호한다. 사람에게는 옷이 아주 중요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값비싸고 명품 옷을 입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살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그런 명품보다 입기 편안한 옷, 빨기 좋은 옷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다음으로는 80대가 되면 사는 곳의 평준화가 된다고 한다. 젊을 때는 좋은 차, 큰 집을 소유하고 멋있는 옷을 입고 으스대는 것이 인생의 최고행복이라고 생각하며 죽기 살기로 돈을 벌려고 노력하지만, 문득 자신을 뒤돌아보면 인생의 황혼에 접어든다. 그때는 과거의 화려한 것들을 어디로 갔는지 자취를 감추고 텅 빈 집에서 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집을 관리할 수 없을 때가 오면서 노인 아파트나 유료양로원 아니면 노인들이 거주하는 유료 고급 아파트에 들어가게 된다.

이처럼 나이가 들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 지금까지 이야기는 나이 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고 걱정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더 설명할 것이 없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나이 든 사람들은 아, 늙었구나! 누구의 죄냐, 하며 지나간 세월을 그리워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편안하게 생각하고 살 수 있는 3가지 방법을 독자들과 생각하고자 함이다.

첫째는 자기 삶의 기준을 지금에 맞추라고 권하고 싶다. 대부분 노인들은 지나간 시간 속의 좋은 기억을 생각하며 자신이 처해있는 현실을 탓하는데 그러지 말고 자연의 순리대로 지금 흘러온 시간 속에서 여생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이 최고의 행복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그래야 살기 편하다.

두 번째로는 변화에 순종하며 살아야 한다. 보라, 자연 만물이 변하고 해가 가고 달이 가는데 나 때문에 세월이 멈춰지겠는가. 모든 것이 변하면 자신도 변한다는 순리를 따라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공연히 열을 내 세월과 싸우려고 한다면 자신만 고달파진다. 이길 수 없으면 가만히 있고 따르는 것이 세상 사는데 편하다.

세 번째로는 내 인생은 내 것이다. 내가 사는 것을 다른 사람과 비교도 하지 말고 남의 인생을 부러워하지도 말라. 내 인생인 전적으로 내가 책임지고 의무를 다해야 한다.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자신이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며 지금까지 살았다면 그 사람은 자랑할 만큼 살았다.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았다는 마음으로 살자. 그러면 인생의 끝 순간까지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반드시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그 가장 큰 문제는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자연 원칙이다. 이런 문제를 잠시 피하고 여유를 가지는 길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면서 매 순간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 사는 길이다.

미구에 닥쳐올 내일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 지나간 추억에 얽매어 고민하는 어리석음도 버리고 오늘을 즐겁게 살고 오늘이 내 인생의 최고의 날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노년의 평준화 같은 것들이 뭔 대수가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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