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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하관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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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b 1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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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 트>

지난주 금요일 아침 고(故) 한종희 목사님 하관 예배에 참석했다. 코로나 팬데믹 전 기자가 섬기는 리치몬드 침례교회에 오셔서 주일 대 예배 설교를 하신 적이 있었다. 예배 후 오랜만에 뵙고 인사를 드렸다. 열심히 읽고 있다는 격려도 해 주셨다. 성품이 조용하시고 평생 정도만 걸어오신 목사님이라는 말도 듣고 계셨다. 이날 아침 하관 예배 보기 거의 10분 전인데 벌써 자리가 많이 찼다. 작은 야외 노천극장 모양으로 아래가 하관 예배 식장이고 층계에 따라 조문객이 앉았다. 기자도 이 지역에선 올드타이머에 속하는 편이다. 1976년부터 이곳에서 살았으니 거의 46년째 거주하고 있다. 올드타이머들 가운데 신문을 보는 이유 중의 하나가 부고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일찍 왔다고 먼저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먼저 오신 분들의 이름이 부고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일생 중 피할 수 없는 누구나 가는 길이 죽음이다. 조선 시대 대 유학자 송시열 선생이란 분이 계셨다. 조선 시대의 사람들은 그를 송자라고 불렀다. 사람들이 공자나 맹자에게 비유해 그의 학문을 높이 평가했다. 노론의 대표였던 그가 당파싸움 중 희생자가 되어 제주도로 유배돼 살고 있었다. 당시 숙종 시대에 그를 국문하기 위하여 다시 한양으로 압송 중 전북 정읍에서 사약을 받게 되었다. 당시 사약은 어명이었기 때문에 누구도 피할 수 없었지만, 송시열 선생은 사약을 안 마시려고 도망가다가 억지로 사약을 입에 넣어서 죽였다는 이야기가 조선왕조실록에 기술되어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실록에는 아주 고결한 성품의 송시열로 기록되었다. 당시 조정의 사관도 당파로 갈려 있으니 기록이 상반되는 것 아니겠나. 죽음 앞에 어느 사람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이다. 배웅하는 기쁨을 조용히 눈을 감고 온화하게 누워 계신 목사님을 보고 잠깐 명복을 빌었다. 올해 춘추가 90세라고 하니 호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가족들에게 얼마나 큰 슬픔이었겠나. 이날 사모님은 관 옆에 앉으셔서 모든 조문객을 맞이하셨다. 그동안 얼마나 피로가 쌓였을까. 그래도 마지막까지 자세를 흩트리지 않고 밝은 얼굴을 유지하고 계셨다. 은혜로운 가운데 후배 목사님들의 집례로 하관 예배를 마쳤다. 장례식은 엄숙한 가운데 끝났다. 장레식에서 또 다른 바쁜 일은 오랜 지기를 만나는 일이다.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다.한동안 뵙지 못했던 분들을 만나 열심히 안부를 나누었다. 아직 2월의 겨울이지만 거의 봄의 중턱처럼 화씨 70도로 날씨가 따듯하고 온화했다. 기자는 장지를 넘어오면서 목사님은 참 좋은 날을 택하셔 천국에 가셔서 부러웠다. 주차된 자동차로 가는데 한 분이 멀리서 오셨다. 거의 10년 이상 뵙지 못했다. 산호세와 이스트 베이에서 샌드위치 델리도 하고 마켓도 하셨던 분이다. 한 때 신문사를 후원해 주셨던 분이다. 아직도 신문을 만드는 것 같다면서 만나고 싶었다고 했다. 이제는 은퇴해서 골프 치며, 손자들도 보면서 지낸다고 했다. 전에는 좀 마른 편이었는데 이제는 얼굴이 편안해 보였다.전보다 얼굴이 좋아졌다고 하니 이제 마음을 편하게 먹고, 욕심도 없어지니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우리가 오늘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나겠느냐면서 악수를 했다. 그런데 그 양반이 한동안 손 꼭 쥐고 계셨다. 인생의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사람들에게 다시 악수한다는 확신은 없다. 하나님이 언제든지 데려가고자 하면 우리의 생(生)을 마감하는 것 아니겠나.기 자는 차 속에서 목사님의 마지막 설교가 기억은 안 나지만 열심히 신문 보고 계신다는 말씀에 감사했는데 오늘 목사님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한 목사님 자녀들과도 좋은 교류를 하고 있어 감사했다. <김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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