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한인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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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v 2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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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 탈바꿈 수리가 진행 중이다.
그동안 마찰을 보인 한인회와 노인회의 원만한 타협을 위해 중재에 나선 SF총영사관의 노력이 어떤 결실을 거둘지 지역 한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리고 한인회와 노인회의 타협도 임박했는지 아니면 갈지자 걸음을 계속 하고 있는지 답답한 심정을 보이고 있다.
한인 모두가 주인
현재 한인회관은 한인회와 노인회의 공동 소유로 된 등기가 있고 또 다른 이면 계약서가 있어 어떤 것이 법적으로 유효한지 알 수 없다.
지금부터 33년 전 회관을 구입할 때(1988년 구입) 샌프란시스코 교민들이 주축이 되어 모금 활동을 했지만 멀리 새크라멘토와 산호세에 거주하는 동포들도 십시일반 모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45만 불이라는 거금을 모금했다.
당시 모금할 때는 누가 건물을 소유하기보다 우리의 회관을 갖는다는 소박한 꿈에 부풀어 있었다.
적지 않은 기부자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데 현재 회관을 둘러싼 한인회와 노인회의 다툼을 보면 무엇이라고 말씀하실까.
어쩌면 지금의 모습을 추태로 생각할 수도 있다.
회관은 두 단체의 이름으로 등기 되어 있지만, 회관은 모든 동포의 것이다.
모든 동포가 관리할 수 없어 두 단체에 위임한 것인 만큼 지금처럼 다툼이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처음 회관을 구입할 때 힘썼던 이민 선조들의 뜻이 아니고 선(善)한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시 회관은 모든 동포의 꿈이고 자랑이었고 우리도 회관을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또한 큰 소득이었다.
일부 동포들 사이에선 구입 당시에도 위치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당시 45만 불로 교통요지에 회관 구입이 가능했다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 아니겠나.
이제는 그 시가가 6~7백만 불을 호가한다고 한다.
그 동안 회관을 지키고 관리한 한인회와 노인회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당시보다 화폐의 가치도 떨어졌지만 앞으로 이사도 쉽지 않은 만큼 잘 수리해서 사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회관 운영에 대한 새로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회관은 한인회와 노인회가 관리자의 책임이 주어졌지만, 샌프란시스코 교민 뿐만 아니라 새크라멘토 또는 몬트레이에 사는 교민들도 행사 또는 다른 용도로 사용할 권리가 있다.
이유는 한인들의 모금으로 구입한 회관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효율성
회관의 미래는 효율성에 달려 있다.
수리가 완료되면 회관의 방을 필요로 하는 단체가 많다.
방을 하나씩 원하고 있으나 형편상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다.
그러나 방 하나에 한 단체가 아닌 둘 또는 세 단체가 공유하면 더 많은 단체가 회관에 입주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소규모 회의나 행사는 강당 일부를 이용하면 해결될 수 있다.
매일 회관에 나오지도 않으면서 꼭 방을 혼자 써야 할 이유를 정당화할 수 없다.
회관의 효율성을 시범적으로 보이기 위해 한인회와 노인회가 공동으로 방 하나를 사용하면 어떻겠나.
지금보다 갈등이 줄어들 것이고 효율성도 극대화 시킬 것이다.
일주일에 한두 번 나오는 단체가 방 하나를 독자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 매우 비효율적이다.
많은 단체가 회관에서 공존하게 되면 보다 수월하게 네트워크도 형성할 수 있다.
이런 공유 훈련을 통하여 단체가 협력하고 협조하는 한인공동체를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지 않겠나.
‘나의 방’이 아닌 ‘우리의 방’이라는 콘셉트가 자리 잡아야 한다.
회관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지 보다 많은 연구와 협업이 필요하다.
시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금 시대는 독불장군이 아닌 공유의 수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회관 운영도 소유가 아닌 공유로 전환에서 협력하고 협조해야 한다.
회관의 미래는
미래의 회관은 차세대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
당장 차세대가 회관의 주인이 될 수 없지만, 이민 1세대는 다음 30년 을 넘겨주는 과도기로 생각해야 한다.
차세대가 실수하지 않도록 회관에 입주시켜 공동체의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인의 정체성과 관리의 노하우를 기르쳐야 한다.
한인회 산하에 차세대위원회 같은 것을 조직하고 그 안에서 훈련과 교육을 지속해서 해야 한다.
한인회관에서 차세대를 위한 워크숍도 하고 스킨십도 강화해 세대 간의 이질성을 조금씩 줄여나갈 필요성이 있다.
이미 한인회관 수리를 위해 1.5백만 불의 수리비가 확보된 만큼 빠른 시간 내 집행될 수 있도록 한인회와 노인회는 한 방을 같이 쓴다는정신으로 협력해야 한다.
과거의 얽힌 매듭도 성실히 풀고 권리와 책임의 공유도 이번 기회에 정리되기 바란다.
두 단체의 협력이 새로운 한인회관의 탄생에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며, 삐걱거릴 시간도 없으니 협력해야 한다.
시간은 우리 쪽이니 하는 그런 한가한 이야기 나오지 않기 바란다.
시간은 우리의 행동과 실천에 달려 있다.
항상 미래세대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는 이민 1세의 사명과 시대정신을 잊지 않기 바란다.
시간은 한번 지나가면 돌아오는 법이 없다는 진리를 명심하고 두 단체는 협력에 실기(失氣)하지 않기 바란다.
<hdnewsus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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