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평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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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 1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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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새해를 맞이하여 지역에서 존경받는 한 어르신에게 문안 전화를 드렸다.
무척 반가워 하셨지만 평소처럼 넉넉한 목소리는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조용히 건강이 어떠하시냐고 물었다.
건강은 괜찮은데 참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셨다.
한국에 태어나 동족상쟁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겪었고, 독재에 저항하는 혁명의 혼란도 몸으로 감당하고, 군인들의 쿠데타도 모두 겪었지만, 지금처럼 무기력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루의 일상이 코로나 불안으로 시작해서 코로나 걱정으로 끝난다면서 세상이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다고 했다.
자신이 이젠 많이 노쇠했지만, 여전히 정신은 맑은데 판단이 쉽지 않다는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손자와 증손자를 걱정하고 자녀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것이 하루의 시작인데 이런 인생은 자신이전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라며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 공포
집안에 코로나 환자를 두었거나 현재 고생하고 있는 집도 있을 것이다.
공포와 불안으로 하루하루가 지옥 같은 생활을 하겠지만 그래도 우리 삶이 고해라는 큰 바다에 떠 있는 하나의 조각배로 생각될 때도 있겠지만 삶이 그렇게 연약하지 않다는 점도 기억하면 좋겠다.
흔히 어른들이 잘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사람의 목숨이 얼마나 질긴지 아느냐고 한다.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뜻이다.
하루하루가 일 년처럼 어려움에 부닥친 분들도 계시다.
터널의 끝이 안 보이는 어둠 속에서 살고 계신다고 느끼는 분도 계시다.
특별히 코로나 시대가 거의 2년 가깝게 길어지면서 누구나 쉽게 접하는 부정적인 사고에 빠질 수 있다.
의학적으로 코로나 우울증(corona blue)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런 생각이 나를 지배하면 자살을 생각할 수도 있고, 폭력에 빠질 수도 있다.
인생은 자연의 이치와 비슷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다.
달이 차면 기울고 기울었던 달이 또다시 둥근 달이 되는 것처럼 인생은 수도 없이 up and down을 반복한다.
창조주는 우리의 삶이 흑암 속에 있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렇게 두려면 왜 우리를 창조했겠나.
우리가 어둠 속에 있다면 반드시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지금의 어둠은 다시 밝아질 세상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유대인들은 좋은 일도 지나가고 어려운 일도 지나간다고 했다.
우리가 모두 잘 아는 이야기 아닌가.
유대인들은 이 한 구절을 믿고 독일 나치의 박해와 학살을 견디었다.
아무리 코로나가 무섭다고 해도 폴란드 아우츠비치 수용소 안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유대인들이 체험한 공포보다는더 나은 환경 아닐까.
산전수전 다 겪으신 어르신과 통화하면서 얻은 결론은 그래도 내일 아침에는 또다시 해가 뜨고 앞마당에 있는 나무에서 봄 새싹을 터트리려는 꽃봉오리를 보면서 희망은 여전히 살아 있다.
아프리카에 백신을
전화를 끊고 나서 그래도 전진하는 것이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시대에서 얻은 결론은 위드 코로나(with corona)이다.결국 코로나와 함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백 퍼센트 승리는 어렵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결론이다.
코로나 퇴치를 책임지고 있는 미국이 아프리카 빈곤국에 대한 다량의 백신 배포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백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없다.
이미 4차 백신을 주장하는 의료계 요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프리카의 경우 백신의 혜택을 한번 받지 못한 주민이 90%를 상회하는데 선진국에서 4번째 백신을 맞겠다 한다.
너무 이기적이지 않나.
선진국이 백신에 대한 망국적인 탐욕을 줄이고 아프리카를 도와야 지구촌에서 코로나를 이길 수 있다.
아무리 선진국에서, 많은 백신접종을 해도 끊임없이 출현하는 바이러스 변이를 모두 이길 수는 없다.
바이러스 변이가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한 그에 대항하는 또 다른 백신을 만들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전 인류를 코로나19의 파국에서 피하는 길이 바로 아프리카 거주민에 대한 백신접종이다. 선진국 지도자들은 인기 없는 정책이지만 자국민의 희생이 약간 따르더라도 과감히 아프리카 주민을 코로나 위험에서 구해야 한다.
지금처럼 아프리카를 방치하면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온다.
이 우주를 만든 창조주는 공정과 평등을 원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얼굴 색갈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코로나를 퇴치하기 위해선 지구촌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백신 혜택을 나누어야 한다.
부익부빈익빈의 원리가 깨어져야 한다.
선진국 4차 접종을 미루더라도 아프리카 주민을 구해야 한다.
돈이 없다면 무상으로 백신을 공급하는 것이 후일 지구촌의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WHO 사무총장은 선진국에 백신을 후진국에 좀 양보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선진국에선 귀를 막고 있는데 언젠가 그 대가를 치를 날이 올 수도 있다.
선진국 지도자들이 좀 더 심각성을 깨닫고 인기 없는 결단을 내리면 좋겠다.
아프리카에서 코로나를 퇴치하지 않은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겠다는 것은 나무 위에서 물고기를 잡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나.
2022년 새해에는 아프리카에 백신 양보하기 운동이 활발히 일어나길 기원한다.
백신이 평등하게 배포되길 원한다.
지금 쉽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지만,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의 길도 순탄치 않을 것이다.
코로나를 이기기 위해선 백신 평등에 대한 지구촌 공동체의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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