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독감 백신 맞으세요” (제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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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v 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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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안 내과 전문의 | 건강 컬럼

교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최 이안입니다. 첫글을 올렸을 때, 미국에 이민을 오게 된 상황(부모 이혼 등등)을 말씀드린 이유가 있습니다. 가끔, 처음 만나는 한국분들이 제게 ‘병역’에 관해서 물으십니다.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지난 몇 년 동안, 페북 글들로 한국을 배우면서 그 질문의 배경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유를 하나 들겠습니다, 제가 30여 년 전에 일어난 자동차 사고를 얘기하는데, 어느 사람이 “블랙박스 보면 되잖아? 핸드폰으로 경찰 왜 안 불렀어? 동영상이라도 빨리 찍어 놓지?” 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근래에 일어난 일들로, 30~40년 전 일들을 해석하시는 겁니다. 1984-86년, 산호제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 제 또래 교포 아이들을 뚜렷이 기억합니다. 대부분, 부모님들이 전자 회사 어셈블리 라인에서 일하시거나, 조그만 자영업을 하셨습니다. 청소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저의 어머니도, 지금은 ‘작가’로, 다른 교포분들에겐 ‘화려’하게까지 보이실 수도 있겠지만, 그 당시에는 FMC라는 군사 무기 만드는 공장에 다니셨습니다(한국에서는 ‘복부인’이었던 분). 그 당시에는 어머니가 ‘공장’에 다니신다는 게 너무 부끄러웠지만, 몇십 년 후에 돌아볼 때, 그렇게 악착같이 살아온 어머니, 또 그분 성격을 물려받았다는 것이, 제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Twindemic (‘쌍’역병, 아니면 ‘양’역병)입니다. 물론, 신조어입니다. 지금 코비드 팬데믹 말고, 또 그 위에, 엎친데 겹친 격으로 더 하나 일어날 수 있는 독감 바이러스 유행을 가리켜 ‘트윈데믹’이라고 붙인 겁니다. 이 ‘트윈데믹’에 대비해, 지금 우리 지역사회 의사들의 전략을 말씀드리자면, 아주 간단히 속어 적으로, “우선 한 놈이라도 먼저 잡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은 독감에 대한 글입니다. 영어로는 influenza (줄여서 flu). 바이러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작고, 보통 현미경으로는 절대 볼 수 없고, 전자 현미경으로도 대충 윤곽만 볼 수 있습니다. (대학교 생물 시간에, 어느 교수가, “생명체”의 정의를 논하면서, 박테리아는 생명체의 조건들을 다 갖추고 있는데, 과연 바이러스까지 생명체라고 할 수 있었냐”고 묻던 일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생명체이건 아니건, 우리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밑에는, 현실적/실용적 얘기만 하겠습니다. 독감은, 일 년에 한번씩 꼭 그 주기(season)가 있고, 북반구에서는 겨울이며, 주로 10월부터 시작해서 4월까지이고, 백신이 있고, 또 치료제가 있습니다. 백신만이 독감을 가장 효과적으로 방지할 방법입니다. (물론, 지금, 코비드-19 때문에 실행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집콕, 손 씻기, 등등이 도움 되는 것은 당연하고요) 독감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통계적으로 12월-2월이고, 아직 한 달 정도 남았으니 빨리 백신 맞으세요. 항체 형성 약 2주 걸립니다. 6개월 이상 된 아이들을 포함해 모든 이들에게 권유합니다. 부작용 있지만, 그 확률이 아주 낮습니다. (비행기 타면 부작용이 추락해서 죽는 것이지만, 그 확률이 아주 낮으므로, 거의 모든 이들이 비행기 잘 이용합니다) 2년 전, 백신이 약 50% 정도밖에 효율이 없다고 했는데, 그 50% 백신도, 독감 걸릴 확률을 50% 낮게 해줍니다.
그리고, 지금 백신에 대해서 여러가지 음모론 들이 난무하는데, 그 소량의 ‘용액’을 근육주사로 줘서 다른 인간들을 감시/조종 등등 할 수 있다는 것의 개연성은 희박합니다.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 우선, Apocalypse Now라는 영화 마지막 부분에 말론 브랜도가 역을 하는 등장인물이, 월남전쟁 때 세상과 고립된 마을에 사는 월남 어린이들에게 백신을 투여한 후,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목격한 것을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또 그게 지금 음모론자들의 모습이 아닌가, 한번 보시기 바라고: 2) 지금 제 나이 또래 (66년생)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소아마비’ 걸려 팔을 못 쓰거나, 다리를 잘 못 쓰는 애들이 가끔 있었는데, 여러분, 지금 40대와 그 이하 층에서 소아마비 보신 적 있으세요? 그러면, 그게 완전 소멸 (eradicate)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치료제 얘기 드리겠습니다; 치료제 중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oseltamivir (Tamiflu)라는 것이 있고, 거의 모든 보험이 커버하고, 부작용도 많지 않습니다. 한국 의사분들 페북 글 읽어보면, 한국에서는 한번 맞는 주사로 된 항 독감 (항바이러스) 약이 널리 쓰이는데, 미국도 있기는 한데 보험이 커버되지 않을 겁니다. 나온지 얼마 안 됩니다. 최소한, 입으로 먹는 항바이러스제는, 증상을 느끼시고 48시간 안에 복용을 시작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이 약은, 바이러스 이름들 H1N1, 할 때, 그 N이 neuraminidase 라는 효소인데, 그걸 막아주는 약입니다. 그래서 증가를 억제 해주는 약이고 임상 결과, 5일 가는 독감을 4일 가게 해주는 미약한 효과를 보인다고 하지만, 정말 중요한 역할은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인 influenza pneumonia를 조기에 막아주는 겁니다(바이러스의 증식을 막아서). 그러므로, 고위험군 (나이 드신 분, 지병 있으신 분, 임신모, 등등) 분들은, 독감 증상을 느끼시면, 꼭 이 약을 빨리 드시길 권고합니다. 젊은 환자들도, 그 약 복용 후 1일 만에 근육통이 많이 나아졌다고 주로 얘기하고, 우리가 젊고 건강한 이들에게 주는 이유도 그 바이러스 전파의 벡터 (vector) 다시 말해서, 옮기는 매개체를 줄이자는 이유에서 입니다.
종합해서 간추려 보겠습니다. 독감은 일 년에 한번씩 꼭 찾아오는 불청객. 이런 팬데믹 상황에서, 지금 우리가 걱정하고 있는 것은 twindemic. 다행히도, 독감은 우리에게 익숙하고 그 ‘놈’이라도 빨리 잘 잡아 놓자는 것이 전략. 백신과 치료제가 있습니다. 빨리 백신 맞으세요. 항체가 생성돼서 유효하기까지 약 2주 걸립니다. 또, 치료제가 있습니다. 증상 느끼시고 48시간 안에 드셔야 합니다.
그럼, 증상들이 뭔지, 또 보통 감기와 어떻게 다른지, 또 지금 난리를 치는 코비드-19와는 어떻게 다른지 다음 컬럼에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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