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는 여성 인권과 평등의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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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t 2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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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조선일보 특파원 리포트를 읽고
'위안부 기림비'는 시민 품 안에

2021년 9월 22일 샌프란시스코 도심 한복판 세인트메리스 스퀘어파크에서 역사적인 ‘위안부 기림비’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 미국 최초 대도시에 기림비가 세워졌다.
지난 10월 21일 자 본국 조선일보 뉴욕 정시행 특파원이 ‘특파원 리포트’에서 ‘정치가 망친 위안부 기림비’라는 제하의 글을 실었다.
우선 현장 취재를 하지 않은 기자의 글이라서 샌프란시스코 시민 정신과 ‘위안부 기림비’의 상징성을 잘 파악하지 못한 듯하고 한국 정치의 불신을 무리하게 옮겨 붙인듯 하다.
13개 소수민족 동참 우선 ‘위안부 기림비’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13개 소수민족 커뮤니티가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으로 인생이 망가진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일본 정부의 진실한 사과가 없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가장 피해자가 많은 한국과 중국계 미국인의 주축으로 시작되었다.
기림비 건립이 처음 시작될 당시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에 큰 이슈가 된 여성 인권과 평등이 ‘뜨거운 감자’로 크게 부각 되었다.
그래서 위안부 피해자들이 유린당한 국제 여성 인권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강하게 각인 되었다. 당시 한인과 중국인 커뮤니티가 주도적으로 모금 운동을 시작했고, 일부 교포들 사이에선 “한국 정부가 도움을 주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불평도 나왔지만 대부분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은 처음부터 13개 소수민족 커뮤니티에서 자발적으로 시작했으니 그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 피해자 위안부 할머니들에게도 좋겠다는 의견으로 모아지고 초등학교 한인 학생들이 저금통을 깨면서 모금 운동에 불을 댕겼다.
지금 돌아보면 어떻게 한인 공동체가 하나가 되어 모금 운동을 했는지 스스로 자부심을 느낀다. 중국 커뮤니티도 대동소이하게 진행되었지만 큰 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 같다.
첫 시험대 시의회 통과 모금은 시작되었지만 가장 큰 관문은 어떻게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심과 불안감이 교차했다.
그러나 모든 시의원을 상대로 ‘위안부 기림비’는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을 규탄하지만 함께 다시는 아름다운 지구촌에 이런 비극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경각심을 알리는데 샌프란시스코 시의회가 전도사 역할을 해달라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당시 한인사회도 여성 인권과 남녀 평등을 가장 인상적인 주제로 시의회에 전달했다.
샌프란시스코시는 지극히 보수적이면서 진보가 혼합된 개방 도시로 미국의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도시 중에 하나이다.
미국 연방 정부에서 시행되는 많은 법안이 사전에 샌프란시스코시라는 시험대에서 스크린 테스트를 받는다.
그 이유는 미국민의 여론을 사전에 알아보려면 다양한 인종과 계층으로 구성된 샌프란시스코 주민의 판단을 통해서 성공 여부를 가름할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 좌·우 정치 성향이 가장 복합적으로 혼재되어 있으면서 혁신과 개혁이 24시간 꿈틀거리는 도시가 샌프란시스코이다.
샌프란시스코 시민의 이런 역동 정신이 IT공룡기업 애플을 낳았고 구글을 탄생시킨 것이다.
혁신의 도시 샌프란시스코 혁신과 개혁 정신이 없었다면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에서 IT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끊임없이 추적하고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관을 형성하려는 개혁 정신이 샌프란시스코시 주민들의 마음속에 도도히 강물처럼흐르고 있다.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가 진부한 곤대(꼰대) 정신으로 가득 찼다면 '위안부 기림비' 건립 승인은 좌초 되었을 것이다.
더욱이 지역 주민이 아닌 한국 정부나 한국 정치인이 합세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시의원들은 13개 소수계 커뮤니티가 추구하는 가장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여성 인권이 밑바닥에 갈려 있는 미국 평등 정신과 같다는 것을 읽었다.
이렇게 어렵게 세워진 ‘위안부 기림비’가 앞으로도 한국 정치인에 의하여 이용되어서도 안 되고 이용될 수도 없다.
그 이유는 기림비가 샌프란시스코 주민 전체의 마음에 녹아져 품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이기에 자기의 의견을 발표하는 것은 자유지만 한국의 극심한 정파적 정치 논리를 순수한 샌프란시스코 주민의 얼과 정신이 담긴 ‘위안부 기림비’를 정쟁의 도구로 보도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가 일본 제국주의 군대의 여성 인권 유린을 규탄하는 상징이지만 이젠 피해국의 손에서 벗어난 샌프란시스코 시민의 품 안에 있는 인권의 아이콘이 되었다.
여성 인권과 평등의 아이콘 세인트 매리 공원에 위치한 ‘위안부 기림비’는 여성 인권을 배우는 교육 현장이고, 역사의 증인으로 처음 세워질 때의 초심을 지키고 있다.
한국 국회의원이 ‘위안부 기림비’를 방문한 것도 아름다운 도시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한 관광객에 불과하다.
샌프란시스코시 주민들이 이런 방문을 정치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가치와 의미를 두지도 않는다.
앞으로 혁신과 개혁의 도시 샌프란시스코 주민의 결정을 존중해주면 좋겠다.
‘위안부 기림비’에 대한 한국 정부와 정치인들의 관심이 적을수록 기림비를 지키려는 주민들의 힘은 더욱 단결할 것이다.
기림비를 초기에 세워지기까지 힘들었지만, 인권과 평등을 사랑하는 샌프란시스코 시민이 기림비를 사랑하고 그들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평등 정신 일부가 되어버린 지금 누구도 건드릴 수 없을 만큼 단단하다. ‘위안부 기림비’를 지키기 위한 사랑의 장막은 언제나 샌프란시스코 한인 공동체와 한인단체가 영원히 사랑을 지킬 것이다.
시인 루미의 충고 본국 언론과 정치인이 샌프란시스코 지역 동포들을 돕고 싶으면 정치와 무관하게 관광객으로 방문해주기를 바라고 두번 다시 건강한 지역 교민사회를 한국 정치의 진흙탕에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자도 조선일보의 등록한 애독자이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다.
거기에 산이 있는 것처럼 샌프란시스코의 ‘위안부 기림비’도 금문교에서 불어오는 찬 아침 이슬을 먹으면서 샌프란시스코 베이 주민과함께 아름다운 도시를 지키고 있다.
긴 여정 길에 bump도 있고 사고도 있겠지만 내일도 거기에 그렇게 있을 것이다.
페르시안 시인 루미(Rumi)는 인간의 가벼운 입을 걱정해 3의 문을 통과했을 경우에 말을 하리고 충고했다. 여기에 그의 글을 소개한다.
“첫째는 당신은 진실을 말하는가. (Is it true?)
둘째는 당신이 지금 그 말을 할 때인가.(Is it necessary?) 마지막 셋째는 당신이 좋은 말을 하는가.(Is it kind?)”
기자는 이 말을 특파원에게 전해 주고 싶다.
<김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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