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을 위한 평화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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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 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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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음악컬럼

불가능한 일을 가능한 일로 이루신 분들을 대하다 보면, 항상 그 사람의 인격과 깊은 사고력을 볼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아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나는 어렸을 때 그저 TV를 통해 손기정 이란 인물에 대해 들었다. 하지만 음악을 하는 내가 스포츠인과 인연이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음악을 통한 평화와 미션 이란 사명감을 가지고 시작한 작은 연주회는 주변의 도움과 함께 태안 기름 유출 돕기 기부 음악회, Haiti 지진 돕기 운동 등등, 음악회를 통해 기부금을 주며, 어려운 이들에게, 우리는 함께 한다는 마음과 용기를 주려고 시작한 일이 알려지며, 손기정 박사 논문을 쓰시는 유연미 박사님의 요청으로, 기념 재단이 도움이 필요하다는 스토리를 듣고, 관심을 두게 되었다.

어려웠던 일제 강점기 시절 베를린 올림픽에서 원하지도 않게 일장기를 달고 금메달을 받은 손기정 선수의 많은 자료와 금메달 들이 창고에서 쌓여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설마 했는데, 사실 이었다. 내가 알고 있던 사실은 이것이 모두였던 나는, 손기정 이란 인물에 대해서 많은 조사를 하였다. 1912 년 바로 한일합병 후 태어나신 손기정은, 내가 그토록 존경하던 윤이상과 5년 차이로, 본인의 뜻 아니게 나라를 잃은 상태에 태어나신 불운의 세대였다. 이 상황을 얘기만 듣고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려고 하는데, 이 세대에 사시던 분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겨울에 유 박사님으로 부터 재단을 돕자고 하시는 얘기를 듣고, 나는 계속 연구하다가, 계획했던 손기정을 위한 평화 음악회 날짜 보다 일찍 한국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재단의 사무총장님을 뵈면서 서로를 좀 더 알게 되면서, 손기정 선수가 다니던 양정 고등학교에서 작은 규모로 하려던 fundraising 음악회가 국회부터 시작 하여, 강원도, 대전으로 여러 곳에서 개최를 하게 되었다. 여러 사람의 의문 속에서. 나는 이 행사를 하며 많은 사람의 질문을 받았다. 손기정은 체육인인데 음악인 들이 무슨 연관이 있냐는 질문, 그리고 마라톤 선수인 손기정이 왜 평화를 상징하는 음악회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왜 이런 행사를 하냐는 질문을 국회의원으로 부터도 질문받았다. 오랜만에 한국으로 와서 느낀 점은 의외로 사람들은 손기정으로 부터 관심이 별로 없었다. 김연아가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고 있던 2010년대. 한국은 모두 살기 바빴고, 전쟁 전 일의 의미를 생각할 여유가 없어 보였다. 아마 내가 너무 오랫동안 해외에서 오래 살았던 탓일까? 아니면 윤이상 선생님의 뜻을 직접 본 탓일까? 나는 왜 모든 대한민국 국민이 왜 남북통일 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나의 의문은 오해였다. 어느 대한민국 국민이 통일된 한반도를 원하지 않겠는가? 다만 다들 살기 바쁘고 힘들기 때문이겠지. 항상 강대국들 사이에 끼어서 600번 넘는 전쟁 습격을 받기만 하며 힘들게 살아온 한반도 역사, 그리고 아직도 이루지 못한 통일을 못 이루고 있는 세계의 유일한 갈라진 한 민족 나라. 그래서 우리는 더욱더 시간이 지날수록 손기정 선수의 아픔을 잊어버리지 말고, 비록 이 분들이 세상에 안 계셔도, 우리 세대가 잊어버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많은 사람의 의문 때문에 재단은 내가 기자들과도 인터뷰를 하고 질문에 답해 주기를 바랬다. 그리고 국회에서도 왜 손기정 평화 음악회를 하는지, 그리고 왜 손기정 선생님이 잊혀지지 않게, 재단에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음악회를 하는 중간에 나는 소신을 설명하였다. 손기정에 관해서 설명을 할 것은 박사 논문 분량이라 이 짧은 수필에서는 많은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단 한 가지로 간단히 설명하자면, 엄청난 일제의 탄압을 받으셨음에도 불구하고, 손기정 선생님이 늘 하시던 말씀은 일본과의 평화를 원하셨다. 비록 손기정 세대는 일본인과 원수로 살았지만, 손기정 선생님은 늘 다음 세대는 일본인과 평화롭고 좋은 관계로 살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손기정은 체육인이지만, 나는 음악을 통해서 손기정 선생님의 통일 염원과 평화 이념을 알리고 싶다. 비록 완성은 못 되었지만, 손기정 일대기를 영화로 만들어 보려고 시도하셨던 정재환 감독님의 감동적인 음악을 기회가 되면 좀 더 알리고 싶다. 통일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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