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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적 구조 vs. 수평적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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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y 2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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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희 교육학박사 (한국어교육재단 이사장)

미국 직원: “제가 생각하기에는 괜찮은 것 같은데 우리 동료 제이콥에게 물어보고 알려드릴 게요”

한국 직원: “네, 저도 김 부장님께 승인 받고 말씀드릴 게요”.

미국 회사에서는 직책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이름을 부른다. 그렇다고 해서 직위 체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을 결정할 때슈퍼바이저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 회사에서처럼 ‘대리-과장-차장- 부장’ 순으로 결제를 받아야 일이 결정되는 체계는 아니다. 특이한 것은 미국 회사에서는 단독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어떤 프로젝트가 있으면 흔히 공동 팀장제로 운영되고 두 사람이 최종적으로 동의하여 승인하는 그런 형태를 띈다.

또한 미국 회사에서의 승진은 전적으로 그 사람의 업무 능력에 달려있다. 나이가 되었으니 회사에 오래 다녔으니 회장의 아들딸이니 하는 그런 것들은 승진의 이유가 되지 못 한다. 사실 미국 회사에서 젊은 임직원들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그사람들이 회사의 회장 아들이라서 딸이라서 본부장을 맡고 상무가 되고 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그 사람들이 그 직위를맡게 되는 이유는 단지 그 사람의 뛰어난 업무 능력 때문이다.

한국 문화에서는 세습이라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 받아지는지 모르겠지만 미국 사회에서는 결코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오랜 세월 왕의 통치하에 살아왔던 우리의 역사를 보면 아직까지도 대통령을 왕으로 그리고 그 자녀들을 왕자나 공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회사의 사장이나 회장도 조선시대의 지주 쯤으로 생각하여 그 사람들이 자녀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주식회사는 개인의 자산이 아니다.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음으로 발생하는 이익은 개인의 자산일지 몰라도 회사 자체는 개인의 자산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주식이 많은사람이 경영권까지 갖는 체제로 되어 있어서 능력에 상관없이 경영권을 물려받는 시스템이 되어 있어 금수저니 흑수저니 하는용어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회장의 아들 딸로 태어나면 그들의 앞길은 능력 여부와 상관없이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고 20대 30대에도 회사의 고위직 임원에 임명되는 것이고 그걸 아무런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기도 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대기업들이 자신의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그런 현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회사의 경우 그 회사에 투자한 사람들이나 그 회사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회사의 최대 이익 창출을 위하여 가장 적합한 경영자가 누구인가를 고려하여 그들에게 경영권을 맡긴다. 따라서 그 회사 회장의 아들 딸이 아니더라도 능력만 있으면 회사의 경영자가 될 수 있는 것이고 그에 대해어느 누구도 불만을 품을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비단 이러한 문제는 대기업이나 큰 기관에서만 일어나는 문제는 아니다. 미국 문화에서는 회장이나 사장만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각자의 능력에 맡는 자리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단체를 위해서 중요한 것임을 모든 구성원들이 알고 있다. 그래서 모든사람이 회장이 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일에 관심을 갖고 그 일을 완벽하게 해낼 때단체의 구성원으로서 뿌듯함을 느끼는 것이다.

얼마전 있었던 청소년 자원봉사단의 임원 선출 방법에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 회장과 부회장 선출을 위해 지원서를 받고 그 지원서에 본인이 회장이나 부회장이 된다면 단체를 어떻게 이끌어 나가겠다는 내용과 그러한 것을 수행하기 위한 능력이 있음을 적고 선거 행사에서도 정견발표를 하게 된다. 그렇게 선출된 회장 부회장이 단체에 필요한 직책들과 하는 일 등을 적은 문서를 전체 회원들에게 보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에 지원을 하도록 하는데 이때 3지망까지 적게 해서 되도록 각자가 원하는 직책을 맡아서 일을 진행하도록 하게 하는 것을 보았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회장이 홍보부장보다 높은 위치가 아니고 회장 말이라고 해서 모두 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로 한국 사람들이 모이면 절반은 회장님이라고 한다. 회장이 되어도 별다른 권력을 갖지 못한다면 굳이 자녀들에게 세습하려고 할까 싶다. 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맡겨진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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