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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관념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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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r 1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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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 미국 문화 - 구은희 교육학박사 (한국어 교육재단 이사장)


한국 회사 담당자: “그럼, 말씀하신 대로 검토해서 보내드릴게요”.

미국 회사 담당자: “네, 좋아요. 그런데 언제까지요?”

지난주 매일 4~5시간씩 진행된 화상회의에서 항상 마지막에 나온 미국 회사 담당자의 질문은 똑같았다. 미국 회사 담당자는“언제까지요?” “며칠까지요?”라고 진지하게 질문하고 한국 회사 직원들은 웃음으로 무마하곤 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한국 회사 직원들은 ‘무엇을’과 ‘어떻게’에 집중하는 반면 미국 회사 직원들은 ‘언제’와 ‘왜’에 집중하는 듯 보인다. “언제까지요?”라고 질문에 한국 직원이 “다음 주까지요”라고 대답하면 미국 직원이 “다음 주 언제요? 월요일이요?”라고 되묻는다. 미국 회사에는 일정만 관리하는 직원이 따로 있을 정도로 날짜는 물론이고 시간까지 따져서 일을 진행한다. 그런데 한국 직원들은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어서 미국 회사 직원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더 정확하게는 미국 회사 직원들은 며칠 몇 시까지를 요구하는데 한국 회사 직원들은 주 단위로 일정을 이야기하니 서로의 문화를 모르는 사람들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한국 회사 측에서는 너무 빡빡하다는 느낌을 받고 미국 회사 측에서는 프로젝트를 너무 느슨하게 진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을 보았다.

어쩌면 이러한 문화 차이는 동양의 시간 계산법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동양의 시간 법으로는 하루를 12 시진 100각으로 계산하지만, 서양식 계산법으로는 24시간 1440분 86,400초로 나눠서 생각한다. 1각이 약 15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이러한 다름은 이해할 만하지 않을까?

또한, 우리 한국 문화는 여유를 즐기고 여백의 미를 높이 사는 문화임에 반해 미국 문화는 정확하고 합리적인 것을 중요시하는 문화라는 사실이 이러한 문화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일 수도 있겠다. 어떤 것이 좋고 나쁨이 아니라, 때와 장소에 맞게 이러한 문화의 적용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두 문화가 충돌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럴 것이다.

필자가 가장 싫어하는 말 중에 ‘코리아 타임’이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 이 말은 20세기에 모임에 지각을 많이 하는 한국인들을 빗대어 서양인들이 만들어 낸 말이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행사를 제때 시작하지 못할 경우에 ‘코리아 타임이 있으니 30분 정도는 늦어도 양해해 달라는 주최 측의 말을 들으면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필자의 강의나 필자가 주최하는 행사에서는 약속한 시각이 되면 반드시 강의나 행사를 시작한다. 그래야 시간에 맞춰서 참석해 준 고마운 분들에게 공평하고 그분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일생에 한 번밖에 없는 소중한 시간을 우리의 행사를 위해서 내어준 것이고 그러한 소중한 시간이 다른 사람들의 잘못으로 인해서 무의미하게 보내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유를 갖고 느긋함을 즐기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미국 사람들과 함께 정해진 기간 안에서 무언가를 이뤄야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정확히 며칠 몇 시까지 완성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그것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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