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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한 이스트베이 한인회 공간

발행인 칼럼

이스트베이 한인회가 4년여 만에 완전히 북가주 한인사회에서 대표성을 갖춘 단체로 성장했다.

지난 3월 27일 오클랜드 차이나타운 아시안 문화 센터(Asian Cultural Center) 연회실에 200여 명의 많은 한인과 미국인이 참석해 이임하는 회장의 노고에 감사를, 신임 회장의 취임을 축하는 자리에 보기 드문 대성황을 이루었다.

교민 행사에 오랜 기간 취재를 다녀 보면 이 행사를 위해 준비 측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대강 짐작이 간다.

물론 기자가 못 살피는 구석도 있지만…

축하객은 이스트베이 지역 한인뿐만이 아니라 멀리 새크라멘토와 몬트레이 한인공동체의 단체장과 친지들이 대거 참석해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코로나19가 다소 진정세를 보인 것도 이유이지만 신임 회장이 그동안 발품(걸어 다니는 수고)의 정당한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된다.

독립된 한인회

그동안 이스트베이 지역에 독자적인 한인회 설립을 위한 노력은 수십 년 전부터 시작됐다.

고(故) 김근태 회장의 남다른 노력이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여의치 못해 중도에 멈추었다.

물론 이유야 많았겠지만, 당시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들의 협조를 전혀 받을 수 없었다.

전임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들은 그 넓은 지역의 회장이라는 자부심이 컸겠지만, 실질적으로 일 년에 한번 가보지도 못하고 무단 방치되어 있었다.

베이브릿지 다리 하나 사이에 무슨 한인회가 또 필요하냐는 말을 했다.

물론 거리로 따지면 다리 하나지만 그것은 오클랜드와 샌프란시스코의 단순한 거리일 뿐이다. 이스트베이가 아래로는 프리몬트, 동쪽으로 안티옥까지 상당히 넓은 지역이고 생활 및 문화도 상당히 다르다.

샌프란시스코가 금융과 관광 도시라면 이스트베이는 샌프란시스코의 필요를 감당하는 뒷마당이고 블루칼라의 도시이다.

이런 태생부터 다른 두 지역의 특성에 맞는 한인회가 세워진다는 것은 매우 타당한 이유 아니겠나.

거두절미하고 곽정현 현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 임기 초기에 일부 지역 교민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이스트베이 한인회의 독립을 결의했다.

이스트베이 지역 카운티에 대한 대표성을 이양한 것이다.

참 잘한 일이었다.

자신들이 관리도 봉사도 못 하면서 움켜쥐고 있을 필요가 없다.

더욱이 디지털 시대에 물리적인 지역은 큰 의미가 없다.

분리는 필연적인 대세이고 시대 흐름과 실용적인 한인회장의 결단이었기에 가능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새로운 이스트베이 한인회 구성원들의 의지도 강했고, 지역 여론의 지지도 크게 받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독립한 이스트베이한인회는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안착했으며 오클랜드 내 타민족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교류하면서 주류 및 다민족 사회에 한인의 위상을 높이 세웠다.

이스트베이 지역 한인사회의 명실상부 대표성을 지닌 단체가 된 것이다.

현재 다른 한인회와는 달리 간접선거를 통해 회장을 뽑고 있다.

창립 초기에 분란을 방지하고 추진력을 발휘하기에 타당한 제도였지만 언젠가 교민이 선출하는 직접 선거로 전환하는 것이 교민들의 뜻 아니겠나.

교민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회장을 자신들의 손으로 뽑고 싶어 한다. 미래 한인회의 숙제이다.

한인회 공간 마련에 힘써야!

한인회가 동포사회에 봉사하기 위해선 한인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

초창기에는 회관 마련보다 창립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었지만, 안정기에 들어가려면 공간 마련은 거의 필수 조건이다.

지금 같은 '미친 부동산' 시기에 비영리단체가 회관을 마련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현재 노인회 소유의 건물에 한인회가 일부를 사용하는 그런 구조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과거에 공존했던 때도 있었기에 다시금 추진하면 좋겠다는 뜻을 가진 교민들이 적지 않다.

한인들이 모금해서 건물을 구입했고 그동안 노인회에서 그 건물을 지키려고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북가주 지역 유일하게 노인회 명의로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한인회가 일부 사용하고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는 체제는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다.

물론 서로의 불편했던 관계에 대한 화해가 있어야 하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해가 사전에 이루어지면 좋겠다.

신임 회장은 이런 미묘한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노인회 어르신들도 건물 관리라는 무거운 짐을 벗고 여생을 편안하게 보냈으면 한다.

현 노인회 지도부도 고령으로 인한 업무 압박과 책임에서 벗어나 다음 세대를 키워야 할 책임이 있다.

한국인의 유산은 세대별로 자연스럽게 이동해야 하는 것이 순리이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노인회관이 반듯하게 좋은 위치에 있다 보니 욕심을 내는 단체들도 있다.

물론 모두 훌륭한 단체들이지만 누가 그런 건물을 필요로 하고 어느 단체가 교민들에게 직접 혜택을 줄 수 있는가를 선택의 기준으로 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한인회가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더 큰 봉사 장소로

개인 간에 불화가 있을 수 있지만, 한인공동체의 최대 이익을 앞에서 자제하고 성찰해야 있다.

이번 한인회장 취임식을 통해서 한인회 공간 마련이 절실하다는 뜨거운 열기도 있었다.

그리고 미래 이스트베이 한인공동체가 본격적인 봉사 활동을 전개하고 차세대 육성을 위해서 한인회와 노인회는 머리를 맞대고슬기로운 결정을 위해 적극적인 토론이 있어야 한다.

교민공청회라도 개최해 공론 과정이 필요하다.어르신들에게는 평안을 그리고 체세대에게는 미래를 제공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한인회가 맡아야 한다.

이 지역 교민들도 회관 공동 사용의 중요성에 관심을 두고 두 단체가 공동의 이익을 도출해 낼 수 있도록 응원하고 협력하도록 압력과 지원을 보여야 한다.

필요하면 모금 운동도 펼쳐 어르신들이 회관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더 큰 봉사를 위하여 한인회에만 맡길 수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교민들의 관심과 동참이 적극적으로 요청된다.

이스트베이 한인사회는 한인회를 비롯한 모든 단체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이스트베이 한인회와 노인회의 노력과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hdnewsus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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