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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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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c 8, 2021
  • 2 min read

글: 손화영 (국악 칼럼)


아리랑은 가야금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처음으로 가르치는 민요이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로 시작하는 단순한 선율은 가야금의 줄을 따라가다 보면 쉽게 익힐 수 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오른손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면 오른손이 선율을 연주할 동안 왼손으로 줄의 아래위를 농현하며 선율에 감정을 담아 표현한다. 1절이 1분도 되지 않는 짧은 민요지만 ‘아리랑 아리랑’ 하며 반복되는 음을 연주하다 보면 곧 애절하게도 신나게도 연주할 수 있다.그러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절로 아리랑 노래가 흥얼흥얼 콧노래로 또 노랫말로 나오게 된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민요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민요는 아리랑이다.

아리랑은 아주 많은 종류가 있다. 우리가 가장 많이 부르는 아리랑 외에 아리랑 앞에 지역명을 붙인 밀양 아리랑, 진도 아리랑,정선 아리랑, 해주 아리랑 등 지역마다 다른 아리랑이 전해진다. 이 아리랑은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며 부르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른 선율이 전해진다. 현재 아리랑은 60여 종, 3600여 곡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리랑 단어에 대한 어원은 아리랑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하다.

아주 오래전 인도와 이란에 거주하며 인도 유럽계 언어를 쓴 아리안 민족의 아리안이 아리랑과 관련이 있다는 설과 이 민족의 언어 ‘아리야’가 바로 신성한 하느님이므로 아리랑은 하느님에게 비는 뜻이라는 설이 있다. 또 가슴을 앓거나 병을 앓을 때 쓰는 ‘앓는다’라는 뜻이 아리랑이라는 설도 있다. 이 외에도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는데 부역을 떠나는 남편과 이별한다는 뜻으로 아리랑을 불렀다는 설과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을 위해 모자라는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화폐를 발행했는데 백성의 원성이 자자하여지자 ‘내 귀가 먹었다’라는 뜻으로 아이농(我耳聾)이라고 했다는 설이 존재한다. 또 신라 시대 박혁거세의 아내인 알영부인을 칭송하는 뜻으로 아리랑을 불렀다는 설도 있고, 지금은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존재했던 큰 고개의 이름이 아리랑이었다는 설과 아무런 뜻 없이 흥얼거리는 것일 뿐이라는 설 등 다양한 기원설이 존재한다.


아리랑이란 단어의 뜻은 불분명하지만, 아리랑의 가사에는 슬픔과 사무치는 그리움, 그리고 다시 만날 날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분명한 것은 아리랑은 오랜 시간을 거치며 한국인의 대표적인 민요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으며 삶의 희로애락이 가사에 담긴 보편적인 민요이다.


한반도는 지리적 특성상 예로부터 많은 침략을 겪었다. 그때마다 서민 계층은 애환을 담은 아리랑을 부르며 단합하여 역경과 고난을 극복했다. 특히 일제강점기 한민족은 독립을 갈망하며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고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아리랑을 노래했다. 이렇게 오랜 세월을 거치며 민족의 노래로 거듭난 아리랑은 현대에는 애절함을 담아 부르는 원래 의미 외에도 스포츠 경기 등에서 화합과 단합을 위해 목청껏 노래하거나 경기에서 승리했을 때 환호하며 흥이 나게 함께 노래하기도 한다. 이처럼 아리랑은 한국인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통합과 단합에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악기는 인간의 목소리라고 한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대대로 내려온 명장이 제작한 악기로 연주하는 아름다운 곡도 진실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사람 앞에선 감동을 비견하기 힘들 것이다. 아리랑은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고 따라 할 수 있으며 그 노래 안에 자신의 감정을 담을 수 있다. 그래서 전쟁이나 기근과 같은 어려움을 책에서 접한 젊은 세대도 이전 세대와는 다른 감정을 담아 노래할 수 있다. 아리랑은 북한에서도 대표 민요로 널리 불린다. 자유로이 왕래할 수 없는 분단국가에서도 세월을 거치며 사라지지 않고 계승되는 것이다. 우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남북한 통합의 의미로 아리랑을 함께 부르기도 했다.


며칠 전 아리랑을 소개하는 짧은 촬영을 하게 되었다.

“오른손으로 멜로디를 연주하고 왼손으로 감정을 연주할 거야.”

이전에 가야금과 아리랑은 전혀 접해본 적이 없는 언어가 다른 아이들이 말한다.

“정말 좋아요. 아리랑을 더 배우고 싶어요. 문화와 언어도 다르지만, 음악으로 통하는 것 같아요.”

기원은 불분명하지만, 우리 가락 아리랑은 해외에서 다시 한번 그 고유의 의미, 화합의 상징임을 보여준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청천하늘엔 잔별도 많고 / 우리네 가슴엔 희망도 많다

저기 저 산이 백두산이라지 / 동지섣달에도 꽃만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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