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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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 2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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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 미국 문화 - 구은희 교육학박사(한국어교육재단 이사장)

미국 회사 작업자: “저는 지게차가 있어야 올라갈 수 있어요.”
한국 회사 작업자: “그 정도는 지게차 없이 충분히 올라갈 수 있어요 ”.
위의 대화는 미국 회사와 한국 회사의 협력으로 이루어지는 작업 현장에서 들었던 대화이다. 안전 장비 하나 없이 작업 공간을날다람쥐처럼 날아다니는 한국 회사 직원들에게는 별로 높아보이지도 않는데 몇 시간을 기다려서 지게차를 사용해서 올라가겠다고 하는 미국 회사 직원의 말이 결코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이다. 좁은 공간에 지게차를 들여오는 것도 힘들고 그걸 운전해서 원하는 높이의 작업 공간으로 올라가는 것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빨리 빨리 작업을 마쳐야 하는 한국 회사 직원들에게는 답답한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이 둘 사이의 통역을 하는 필자도 처음에는 한국 회사 직원들처럼 조금 답답해 했던 것이 사실이나 점점 미국 회사의 안전 관리 방침을 배워가면서 ‘이래서 미국 회사에서는 안전 사고가 적게 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한국 회사직원들을 설득하는 방법으로 우회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온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해진 납기일에 맞춰야 하고 그러려면 조금의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고 하고 미국 회사 직원들은 조금 늦어지더라도 절대로 위험한 일은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심지어 미국 회사에서는 안전 테스트를 통과하지못 하면 절대로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없고 프로젝트 진행 중에도 안전하지 못 한 작업을 시행하는 것을 안전 담당 매니저가 보기라도 하면 그 즉시 모든 작업은 중단되고 비상회의에 들어가게 된다. 심지어 보안경이나 안전모 등을 착용하지 않은 경우에 적발되면 현장에 참여하지 못 하게 한다.
한국에서 안전 사고가 날 때마다 나오는 말이 있는데 바로 ‘안전 불감증’이라는 말이다. 사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설마 무슨일이 일어나겠어?’ 이런 안일한 생각에 희생자들이 생겨나는 안타까운 상황을 경험한 적이 많이 있었다. 이에 반해 작은 것 하나까지도 자세히 안전 규칙을 정하고 그 규칙을 어길 시에는 큰 제재가 가해지는 미국 사회에서는 그만큼 안전 사고의 위험률이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매년 무시무시한 허리케인을 맞으면서도 인명 피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철저히 대비하는 미국 사회의 모습에 놀람을 금치 못 하곤 했다. 미리 허리케인의 진행 방향과 강도 등을 예측하여 그 주변에 기거하는 모든 주민들을 대피시켜 비록 집은 물에 잠기고건물은 무너질지라도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내지 않는 안전 사고 대비 능력이 부러운 적이 많이 있었다.
미국은 자연 재해까지도 철저히 준비해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한국은 안전에 대한 준비 부족으로 인재까지도 막지 못 해소중한 목숨들이 희생되는 일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정말 가슴 아프다. 이제는 우리도 선진국의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한 철저한대비책과 사람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실천할 때가 되었다. 경제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들었다는 자부심을 갖으려면우리의 생각도 그리고 우리의 문화도 바꿀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사람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작업을 마쳐야 하는 일정에 쫒겨서 안전 보다는 작업 속도를 생각할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경우에라도 사람의 안전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사람의 안전 문제만큼은 양보없이 철저히 작은 부분까지도 꼼꼼히 준비하고 관리해야 할 것이다.
발을 헛디딜지도 모르는데 안전 장치도 하지 않고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 기술을 선보이기 보다는 안전 매뉴얼에 따라 지게차를타고 올라가 작업을 하겠다는 미국인 직원의 주장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우리의 안전에 대한 생각도 바뀌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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