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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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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b 2, 2022
  • 2 min read

글: 조기조

매년 1월 마지막 목요일 저녁, 전야제를 열고 열흘간 개최하는 ‘선댄스영화제’는 며칠 전인 1월 20일 저녁에 시작해서 30일에 막을 내렸다.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영화제라며 야심에 차게 현지의 극장에서 상영을 준비하였다. 그런데 ‘댄스영화제가 열리는 미국 유타주의 파크 시티에 오미크론이 번져 온라인으로만 진행한 것이다. 영화광은 비싸지 않은 돈으로 열흘 동안 눈과 목을 혹사시키며 호사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독립영화제로는 알아주는 선댄스영화제는 1981년에 로버트 레드포드가 ‘선댄스 재단’을 만든 것으로 시작한다. 1985년에 제1회 영화제를 열었으니 올해 38회다. 현재 180여 명의 직원이 연중무휴로 파크 시티(Park city), LA, 뉴욕시에 있는 사무실에서 3백만 불이 넘는 보조금으로 매년 900명 이상의 예술가를 지원하는 멘토링을 지속하고 있다. 솔트레이크시에서 30분 거리에 파크 시티가 있다. 디어 밸리, 울프 마운틴이 있는 곳이니 깊은 산골짜기 맞고, 오래전에 은광이 있어서 발달한 탄광촌인데, 눈이 많이 와서 스키 리조트로 고급스럽게 변한 곳이다. 눈으로 덮인 산골이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되었다.


이번에 한국에서 나고 뉴질랜드에서 자란 스티븐 강의 단편 “Breathe”를 보았다. 감독 자신이 어릴 때 겪은 정체성과 부모와의 갈등 등, 성장통을 15분 정도에 담고 있다. 줄리 하(Julie Ha)와 유진 이(Eugene Yi)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한 “이철수 씨에게 자유를(Free Chol Soo Lee)”이 국내(미국)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중국인 갱단 일원을 죽였다는 살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로 10년간 옥살이를 하던 이철수. 미국 내 소수계 민권운동의 모범사례라고 불리는 구명 활동으로 그는 1983년에 자유의 몸이 되었다. Black live matters 같은, 얄궂은 운명의 한 소수민족이 겪은, 참으로 안 된 인생사다. 한국 영화, 김강민 감독의 “Deer flower”도 초청을 받았다. 초등생 아들인 ‘두정’의 건강을 위해 아버지가 교외의 농장으로 데려가는데 오히려 부작용을 겪는 것으로 시작된다.


세계의 영화제가 1,422개라고 한다. 대한민국에 영화제는 몇 개나 있을까? 자그마치 235개다. 한국의 영화제라면 단연, ‘부산국제영화제’다. 그 다음으로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좀 알려진 편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홈페이지를 보면 잘 짜여 있다. 26회를 했으니 영화제와 더불어 부산을 알리고 부산이 먹고 살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작년 10월 6일에 있었던 개막식 동영상은 조회 수가 21만을 넘었다. 그런데, 국내 235개의 영화제는 어떠할까? 한마디로 빈약하고 초라하다. 만들기는 했지만, 지자체나 특정 기관의 후원이 없으면 주저앉고 마는 사정이다.


영화의 제작만큼 배급도 중요하다. 928개의 국내 영화관 중에 휴폐업을 제외한 영화관은 648개이며 이 중에 상영을 하고 있는 상설 영화관은 605개이다. 그러나 돈을 버는 영화관은 몇 안 되고 OTT 등에 점점 말라가고 있다. 홈 씨어터도 한 몫 거든다. 국내의 영화제작사는 9,267개이며 제작 서비스사는 254개사이다. 이들이 다 어떻게 먹고살까?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 긍지와 자부심 빼면 무엇이 있겠는가? 열정과 열정 페이로 사는 것 같다.


선댄스 재단의 연구소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선견지명이 있다. 2000년에 들면서 거의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자 이러한 기술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서 예술가들에게 기회로 만들기 위하여 과감히 받아들이며 대응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여러 IT 기업이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 살아남으려면 적응해야 한다. 이 연구소에 등록하면 누구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부화장이나 양묘장은 씨알이 역경(逆境)에서 살아나게 한다. 씨 뿌리고 가꾸는 것은 자전거(自轉車)를 타는 것과 같다. 저절로 간다는 수레, 자전거도 타는 방법을 알기까지는 잡아주고 밀어주어야 한다. 야생동물과 달리 태어나서 제 발로 벌떡 일어서지 못하는 인간을 길러 주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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