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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입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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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n 23, 2021
  • 2 min read

주대식 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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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근 유튜브에서 아주 유익한 동영상을 하나 찾아냈다. 다름 아닌 요가 동영상이다.

그 전부터 요가에 관심은 있었지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몰라 시간만 흘려보내곤 했는데 이번 기회에 초보 요가 동작을 배우는 계기로 삼기로 했다.

물론 나도 안다. 이 나이에 무슨 요가냐, 그게 되기는 하겠냐 - - - -

아닌게 아니라 왕초보를 위한 기초 과정인데도 따라 할 수 없는 동작들이 많다.

50분짜리를 해 봤는데 전신이 땀 범벅이 되었다.

그런데 요가 선생님은 어떻게 그런 부드러운 동작을 해내는지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녀의 몸은 엿가락 같이 구부러지고, 꼬이고, 펴지곤 했다.

보통 요가는 젊은 여자 선생님이 가르치는데 그녀들의 몸매는 가히 수준급이다.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고 날씬한 것이 보기에도 건강미가 넘쳐난다. 생고무처럼 탱탱하다. 완벽하다는 말이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요가를 시작하기 전에 참선하는 자세로 앉아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호흡만으로도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내 몸과 마음을 바라보라는 선생님의 가르침은 과연 그녀가 2~30대의 여인인가를 의심케 할 정도로 성숙했다.

오랫동안 수련한 결과일 것이다.

나도 수련하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동작을 따라 하다 보니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과 관절에 자극을 주는 동작이 많아 무척 애를 먹었다.

온몸이 쑤신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 도대체 왜 이러는 거냐 - - - 근육 세포들이 아우성친다.

낑낑대며 애쓰는 나를 보고 집사람은 걱정이 태산이다.

'여보, 당신 그러다가 뭐 잘못되는 거 아뉴? 당신에겐 좀 무리인 것 같은데 괜찮아요?'

물론 나는 괜찮지 않지만 괜찮다고 큰소리를 치고는 열심히 하고 있다.

선생님은 내 몸의 능력이 가능한 곳까지만 따라 하라고 한다.

가장 마음에 드는 매트는 '완벽한 자세가 안 나와도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힘이 난다.

'요가는 완벽해지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요가를 통해서 내 몸과 마음을 차차 알아가는 과정이니 처음에는 뻑뻑해서 잘 안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따라와라'고 한다.

어언 3 주차에 들어서고 있다.

선생님이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며칠 안 됐는데도 나름대로 꽤 많이 진척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균형 잡는 요령도 늘었고 관절도 아주 부드러워졌다.

그러나 허벅지 안쪽의 근육과 힘줄은 여름철 뜨거운 태양 아래 오래 노출되어 굳어져 버린 고무 처럼 탄력이 없어 당겨지지 않는다.

어려운 동작을 하면서 쓰지 않던 근육에 자극을 주다 보니 그동안 얼마나 내 몸에 대하여 무심했던가를 반성하게 된다. 마치 쓰지 않아 녹슬었던 기계에 기름칠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온몸의 근육이 '죽음보다 깊은 잠'에서 깨어나 나에게 새로운 각오를 일깨워준다.

그렇다. 이 근육, 이 관절들은 그렇게 쓰여지라고 준비되어 있었다.

다만 내가 이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방치해 왔기 때문에 퇴화한 것이다.

요가 동작 하나하나는 나에게 어떤 가능성과 잠재력을 일깨워주고 있다.

내 몸 구석구석을 일깨워주는 동작을 하며 늘어져 있던 내 정신세계의 가능성과 잠재력, 그리고 굳어져 있는 사고의 경직성도 다시 바라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요가를 하면서 덤으로 얻은 수확이다.

나는 그 예쁜 요가 선생님의 인도를 절반도 따라 하지 못하지만 이번 기회에 한 가지 확실하게 마음먹은 것이 있다.

무엇이든지 한번 해 보자는 것이다.

언제까지 내가 이것을 할 수 있을까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마음만은 앞으로 내 남은 생애 동안 요가와 동행할 것을 다짐한다.

어찌 첫술에 배부르기를 기대한단 말인가.

아프고 쑤시고 하지만 시원한 자극 때문에 아직까지 알지 못했던 쾌감에 젖는다.

'지금은 잘 안되는 동작이 있더라도 천천히, 꾸준히 하면 좋아진다'고 하니 믿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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