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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 ‘해와 달’의 교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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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r 9, 2022
  • 2 min read

글: 박성희


초등학교 시절 한 두어 번은 들었을 이솝우화 중 ‘해와 바람’ 이야기이다.

해와 바람이 하늘에서 만났다. ‘난 빠르게 움직이고 힘도 무지 센걸.’ ‘난 밝게 빛을 내온 세상을 밝히지.’ 서로 자기 자랑들을 늘어놓으며 옥신각신하기 바빴다. 기어이 둘은 누가 누가 더 힘이 센지 내기해보기로 했다. 마침 땅 위에 한 나그네가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었다. ‘받아라. 나의 바람!!!’ 바람이 먼저 온 힘을 다해 세차게 바람을 불었다. 나그네의 옷이 바람에 펄렁이고 목도리가 날아갈 듯이 나풀대기 시작했다. 바람은 으스대며 ‘거봐. 내 힘은 아무도 못 이긴다니까?’ 그때! 비틀거리던 나그네는 날아가려던 목도리를 간신히 붙잡고, 벗겨지는 외투를 양팔로 감싸기 시작했고, 몸을 움츠리고 있는 힘을 다해 버텼다. 나그네는 속으로 '아이참 갑자기 왠 폭풍인가? 무조건 버텨야 돼. 무조건!' 결국 바람은 기운이 다 빠져버렸고 옆에 있던 해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이제부터 진짜 힘이란 무엇인지 내가 알려주지.’ 해는 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해가 열을 높이자 온 세상이 서서히 더워지기 시작했고, ‘아이 더워..’ 자신도 모르게 되뇌이던 바람은 휭-소리와 함께 해로부터 멀어져만 갔다. 해는 혼자남인지도 모르고 열심히 열을 내뿜었다. 그러자 나그네의 몸에 땀이 나기 시작했고, ‘갑자기 날씨가 더워졌네? 아휴 더워라~’하며 나그네는 하나씩 옷을 벗기 시작했다. 처음엔 목도리를 풀어서 들고, 다음에는 외투를 벗어들었다. ‘거보라고~ 내가 이겼지?’하고 해는 바람을 돌아다보았다. ‘어라? 어디로 사라졌지?’ 하지만 너무 뜨거웠던 열기에 바람은 이미 사라지고 온데간데 없었고, 결국 나그네의 옷을 벗긴 것은 강한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해였다.

이처럼 ‘해와 바람’은 힘자랑하던 바람을 해가 내기에서 이긴다는 내용이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교훈으로 획일적인 결론을 아주 당연하게 내렸고 그것이 아주 바람직한 마음가짐이라는 교육도 받았다. 하지만 이 이솝우화의 통념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획기적인 생각의 전환을 해 보면 강함이 부드러움을 이긴다는 의제가 나올 수가 있다. 내용의 설정을 거꾸로 한번 해 보자. 가령 나그네가 외투를 들고 가고 있었다면 그래서 옷을 입히는 내기를 했다는 과연 결과는 어찌 되었을까? 분명 이번에는 바람이 이겼을 것이다. 찬바람에 나그네가 외투를 입었을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바뀌어진 환경 설정의 우화는 분명 우리의 통념을 깨트리는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이야기를 보면 어떨까?

하늘나라에 해와 바람이 내기를 해서 해가 이겼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퍼졌다. 그리고 얼마 뒤 바람의 친한 비가 해를 찾아왔다. ‘이봐, 해! 네가 그렇게 강하다며? 자신 있으면 나랑도 내기 한 번 해 보지?’ 해는 비의 제안을 흔쾌히 승낙하였다. ‘그럼 무엇으로 내기를 할까?” 그러자 비가 ‘저기 앞에 지나가는 나그네의 우산을 먼저 펼치게 하면 이기는 걸세. 어떤가?’ 우산을 펴게 할 수 있는 건 당연히 ‘비’가 아닌가? 하고 이 내기는 무조건 비가 이기는 내기라 해가 이 내기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겁쟁이라고 놀려주고 바람이 해와 내기에서 진 것을 복수하고 싶었다. 그런데 왠걸.. 해가 껄껄 웃으며 내기를 받아들였다. 비는 조금 황당했지만 ‘멍청이 .. 어떻게 해가 우산을 펼칠 수 있단 말이야! 이 내기는 무조건 나의 승리야!’ 하며 먼저 우산 펼치기에 도전하였다. 비는 재빨리 승리하고 싶은 욕심에 지나가고 있는 나그네를 향해 처음부터 거센 우박을 들이부었다. ‘어! 이게 무슨 우박이람! 이거 우산도 아무 소용이 없겠군. 얼른 뛰자!’ 하면서 앞에 보인 식당의 처마 밑으로 들어간 나그네는 거센 우박을 피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비를 피하는 나그네를 본 비는 점점 화가 났고 이번엔 거센 폭풍우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비를 퍼부을수록 나그네는 우두커니 처마 밑에 서 있을 뿐이었다. 이때 해는 뜨거운 햇살을 땅에 비추는 순간 처마에서 나온 나그네는 너무나도 뜨거운 햇살에 이내 우산을 펴 얼굴을 가렸다. 이번에도 해의 승리였다.

이처럼 자신이 어떠한 불리한 상황에 있을지라도 침착하게 대처하고 두 차례의 대결에서 승리한 해처럼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관념보다는 매일 메일 주어지는 환경 속에서의 문제 해결 능력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삶을 살면서 어떠한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우리의 목표가 뚜렷하고, 이루고자 하는 생각만 굳건하다면 모든 역경을 지혜롭게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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