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옆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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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 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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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 트]
섬기는 교회에서 30년여 함께 신앙생활을 한 장로님 부부가 다음 주 LA로 이사 간다.
자녀들이 그곳에 사는데 오시라는 연락을 줄곧 받아왔다.
자녀들에게 아직 어린 아이가 있다 보니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한다.
부모로서 맞벌이하는 아들 부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도와주고 싶은 것이 대부분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하던 비즈니스가 매각되자마자 집을 내놓고 우선 짐은 LA로 내려 보냈다고 한다.
이 지역에서 40여 년을 살았는데 떠난다는 것이 아쉽겠지만, 자식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니 생각할 겨를도 없었던 것 같다.
물론 공감되지만
자녀들이 주위에서 사시는 분들에게는 큰 공감이 안 되겠지만, 멀리에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이런저런 생각을 많게 하는 것이 은퇴한 다음 자녀들과의 관계이다.
열심히 일하고 자녀를 키웠는데 모두 집을 떠나게 되면 노부부만 남게 된다.
그러면 우선 가지고 있는 옷가지며 살림살이를 줄이기 시작한다.
유튜브에 가면 노인들이 꿈꾸는 제2의 인생 서막에 나오는 이야기가 바로 짐을 가볍게 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줄이다 보면 그동안 참 많은 것을 샀고 쓸데없는 것에 왜 그렇게 욕심을 냈는지 후회하는 때도 많다고 한다.
짐을 줄이고 나면 그 다음으로 줄여야 할 것이 집이다.
나이를 들다 보니 메주 집 전체를 청소한다는 것이 장난이 아니다.
허리도 편하지 않고 무릎을 접는데 고통이 있다 보니 집을 줄이는 것이 해결책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럴 때 생각나는 것이 집을 줄이면 어디로 이사를 해야 하나.
아니면 노인 아파트에 가야 하나 등등 생각이 많아진다.
자녀들이 타 지역에 있으면 자녀 옆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때도 있다.
자녀 중에 부모가 근처에 와서 도움을 주면 받겠다는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가서 할 일이 있으니 결정하기가 다소 쉽지만, 그런 요청이 없는 상태에서 자녀 옆으로 간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우선 자녀들의 결정에 따르게 된다.
자녀들도 부모님이 옆에 와서 사시고 싶다면 가정에서 먼저 결정을 하고 숙고 한다.
만약 며느리가 시부모가 오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면 아들도 어쩔 수 없다.
시부모도 며느리의 반대를 무릅쓰고 갔다가 낭패하면 미아가 될 수 있으니 신중할 수밖에 없다.
노인 문제 연구소에서 받는 흔한 질문 중에 하나다.
정답은 없을까.
주어진 환경이 다르고, 사람마다 개성이 다른 것처럼 처방도 다르다.
그리고 자녀와 같이 사는 것이 옳다 그르다 어느 것부터 단언할 수 없다.
훈수하기 힘든 가정사
옆에서 훈수하기도 힘든 것이 가정사이다.
해외에 나와 사는 대부분 이민 가족이 부딪치는 일 중의 하나이다.
그러면 정답이 있나. 전혀 없나.
가족주의를 옹호하는 분들은 가족이 함께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부모가 죽을 때가 되면 자녀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말인데 공감이 간다.
그러나 자녀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죽음을 앞둔 부모는 함께 살건 멀리 떨어져 살 것 자식들에게는 큰 부담이자 슬픔이다.
우리 자신도 부모님들을 보낼 때 모두 경험한 것이다.
시대는 변했지만 가족 관계는 새삼스럽게 변한 것은 없다.
일부 노인학 연구자즐은 지금 그대로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다.
자녀들과 생활이 얽히다 보면 얼굴 붉힐 일이 많아지고 부모들에게 노여움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노인 되면 더 노여움이 커지고 많아진다는 주장도 있다.
억지로 생활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자주 만나면 자연스럽게 이웃사촌이 되고 경우에 따라선 친형제 또는 친자식보다 더 소중할 수 있는데 왜 자식 옆에 가서 이민 생활을 다시 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 아니겠나.
기자도 이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하는 편이지만 얻은 결론은 없다.
시간이 멈추지 않고 다가오지만 결론은 아직도 미지수 이다.
다음 주 떠나는 장로님 부부와 함께 신앙생활을 한 성도들이 함께 의미 있는 점심을 하고 헤어졌다.
물론 자녀들이 도움을 요청하니 기쁘게 떠나지만 그렇지 못한 노인들도 있을 것이다.
모두 다가오는 어려운 결정을 앞에 둔 노인들에게 혜안이 열려 좋은 결정을 하면 좋겠다.
미국인 가정도 예외가 아니다.
노부모와 성년의 자녀와의 관계는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문제 아니겠나.
장로님이 생 생활에 축복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김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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