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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 Freedom is not free)

글: 주재식

지금부터 약 15년 전 2007년 봄 쯤에 난 서울에 있었다. 오랜만의 나들잇길로 나선 서울에서 나는 친구들을 만나기에 바빴다. 그때 내 기억으로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됐으면 좋겠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현재 대통령이 노무현이었기에 나는 다음 대통령은 율사나 정치인 출신이 아닌 기업인의 경력을 가진 사람, 이명박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왜냐하면 한국 정치에도 경제 발전에 일조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가세하여 국가도 기업경영처럼 효율적으로 운영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명박은 서울 시장 재직 시 청계천 공사 및 버스 노선의 효율적인 정비를 한 경험이 있으니까 이런 경험을 국정에 도입한다면 형식과 복지부동에 젖어있던 정치계와 공무원 사회에 새바람을 일으켜 좀 더 활발한 나라로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였는지 결국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그의 새로운 지도력에 기대를 걸고 대통령이 된 이명박에게 축하와 환호를 보냈다.

그즈음 나는 중앙일보 샌프란시스코 판에 칼럼이랍시고 정기적으로 글을 올리고 있었는데 훌륭한 지도자, 지도력 있는 지도자로 이명박이 한 역할을 담당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물소들의 반란'이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고 감동을 받았기에 지도자의 리더십을 빗대어 말한 것이었다.

아프리카 초원에 사는 물소들이 먹이를 뜯으며 한가롭게 망중한을 즐기고 있을 때 사자들의 무리가 나타나서 그중에 가장 만만한 어린놈을 공격하자 물소 떼들은 혼비백산하여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들이 도망가는 발굽 소리는 마치 전차 군단을 연상케 할 정도로 굉음을 내며 내닫고 있었다. 그러는 도중 어느 순간 자기들의 어린이가 보이지 않자 이를 알아차린 어미(혹은 지도자)가 도망 대열을 추슬러 사자들에게 나포된 어린이를 구하러 가야 한다고 동료들을 부추겨 발길을 돌려 대항하자고 외쳤다. (외쳤다는 표현은 나의 상상력에 의존한 것이다)

물소 떼가 사자들에게 몰려드는가 했더니 사자의 반격에 놀라 멈칫한다. 그러나 아까처럼 도망가지는 않았다. 다시 기회를 노리던 무리 중의 제일 덩치가 큰 놈이 사자에게 접근했다. (나는 그를 지도자로 보았다.)

기세에 눌린 사자들이 먹잇감을 팽개치고 후퇴하기 시작했다. 그 뒤를 쫓아간 물소가 별로 쓸모가 없어 보이던 뿔로 사자를 들이받아 공중에 내쳤다.

더 이상 맞섰다가는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겠다 싶었는지 사자 무리가 슬금슬금 피하기 시작했다.

물소 떼는 희생될 뻔했던 그들의 어린이를 호위하며 그들만의 세상으로 유유자적 발길을 돌렸다. 자유와 안정을 쟁취한 것이다.

물소는 사자의 천적이다. 아프리카 초원에 대한 다른 영상을 보면서 물소를 한심하게 생각한 것은 덩치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위용을 자랑하는 늠름한 두 뿔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자를 만나기만 하면 도망가기에 바빴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한 위대한(?)지도자가 리더십을 발휘하니까 오합지졸에 불과했던 물소들이 아직까지 상대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던 사자를 물리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날카로운 뿔과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자의 먹잇감 노릇이나 하던 그들에게 한 걸출한 지도자가 나타남으로써 그들은 적을 물리치고 자신을 보호하고 대항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발견한 것이다.

이 영상의 후기를 쓴 이유는 새로 뽑힌 이명박 대통령에게 그동안 무기력했던 국민의 마음을 추스르고 위대한 지도자로 앞장서 주기를 바라는 기대감에서 무례하게도 대통령에게 멋있는 뿔을 가진 물소의 지도자처럼 나라를 이끌어 가 줬으면 하는 바램에서 한 말이다.

이번에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을 보면서 나는 다시 그 옛날 14년 전에 이명박에게 걸었던 것과 똑같은 기대감을 상기하며 그가 위대한 지도자로 우뚝 서 줄 것을 부탁한다.

지도자가 나라를 바른길로 인도한다면 모든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적폐를 일소하고 새로운 정신 무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제 2 의 건국을 하는 마음으로 합심하기를 멀리서나마 응원한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누군가가 말한 'Freedom is not free"라는 말을 굳게 믿는다. 뭔가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지도자만 잘 만나면 세계 일등 국민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우선 좋은 지도자를 뽑을 수 있는 안목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언제까지나 '가붕개'에 머무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이번의 정권 교체를 도약의 기회로 잘 살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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